1. 들어가는 글: 3월, 당신의 권리를 찾을 시간이 다가옵니다
찬바람이 불던 겨울이 지나고 곧 3월이 오면, 여의도 증권가와 전국의 기업들은 일제히 바빠집니다. 바로 1년에 딱 한 번, 회사의 주인이 모여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주주총회(주총) 시즌’**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트에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살 때도 유통기한과 가격을 꼼꼼히 따집니다. 하물며 내 소중한 자산, 피땀 흘려 번 돈이 들어간 기업이 1년 동안 장사를 잘했는지, 배당은 제대로 주는지 결정하는 날에 무관심해서야 될까요?
많은 분이 “한국 주식은 답이 없어”라며 국장(국내 주식시장)을 떠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 주식의 ‘진정한 주인’ 노릇을 하기 위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을까요?
2.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힘, ‘상법 개정’과 ‘이사의 충실 의무’
최근 정치권과 금융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바로 **’상법 이사 충실 의무 개정’**입니다. 뉴스를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해야 한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고, 왜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현행 상법 제382조의 3은 “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맞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주주’**라는 단어가 빠져 있습니다. 이 법의 맹점 때문에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 물적분할 후 재상장: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자회사로 상장시키면, 기존 모회사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희석되어 주가가 폭락합니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 불공정 합병: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회사는 비싸게, 지분이 낮은 회사는 싸게 합병 비율을 산정해 소액주주에게 손해를 끼칩니다.
이때마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방패막이가 된 논리는 **”우리는 회사(법인)에 손해를 끼친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주가 돈을 잃어도, 회사 금고에 손해가 없으면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개정이 시급합니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넓혀야 합니다. 즉, 경영진이 대주주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소액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하도록 법적 의무를 지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법제화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인 원인인 ‘거버넌스(지배구조) 리스크’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3. 법만 바뀌면 끝? 투표하지 않는 주주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도가 아무리 좋아져도, 그 운동장 위에 선 선수(주주)가 움직이지 않으면 경기는 바뀌지 않습니다.
“나 하나 투표한다고 대기업이 바뀌겠어?”
“어차피 거수기 노릇 하는 거 아니야?”
이런 패배주의가 모이면 기업은 주주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내 권리는 내가 찾겠다”**는 표가 모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뿐만 아니라 소액 주주들이 연대하여 감사위원을 선임하고, 배당 확대를 요구하여 관철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한 표, 한 표가 모여 경영진을 긴장하게 만들 때, 비로소 기업 가치는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4. 서울까지 갈 필요 없습니다! 10분 만에 끝내는 ‘전자투표’ 실전 가이드
“지방에서 서울 본사 주주총회장까지 평일에 언제 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K-VOTE(전자투표시스템)’**를 통하면, 안방에서도 아주 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K-VOTE’**를 기준으로 설명해 드립니다.
① 1단계: 접속 및 로그인
먼저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K-VOTE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합니다.
- 바로가기 URL: https://evote.ksd.or.kr
사이트에 접속 후 [주주] 메뉴를 선택하고, **간편인증(카카오, PASS 등)**이나 공동인증서로 로그인합니다. (본인 확인 필수 절차입니다.)


② 2단계: 내 주식 찾기 (의결권 행사 가능 회사 확인)
로그인하면 내가 보유한 주식 중 현재 주주총회가 열리는 회사 목록이 자동으로 뜹니다.

저는 개별주 보다 ETF위주의 투자이다 보니 개별주 투표권이 별로 없네요.ㅎ~~
[투표하러 가기] 또는 회사명을 클릭하세요.
③ 3단계: 안건 확인 및 투표 (가장 중요!)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제1호 의안: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제2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 등 안건이 나옵니다.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찬성, 반대, 기권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 제 1호 의안: 재무제표 승인의 건 |
| 회사의 1년간 성적표를 승인하시겠습니까? |
| [ ⭕ 찬성 ] [ ❌ 반대 ] [ ➖ 기권 ] |
| 제 2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 |
| 후보자 홍길동의 이사 선임에 동의하십니까? |
| [ ⭕ 찬성 ] [ ❌ 반대 ] [ ➖ 기권 ] |
④ 4단계: 투표 완료
모든 안건에 체크했다면 하단의 [투표 제출] 버튼을 누르세요. 인증서 비밀번호를 한 번 더 입력하면 “투표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참, 요즘은 투표에 참여하면 스타벅스 커피 쿠폰 같은 기프티콘을 주는 기업도 많으니, ‘내 돈 지키고 커피도 받는’ 쏠쏠한 재미를 놓치지 마세요. ☕
5. 맺음말: 진정한 투자는 동행입니다
주식을 사고팔아 시세 차익만 남기는 것은 단순한 ‘매매(Trading)’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자본을 대며,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진정한 ‘투자(Investing)’이자 ‘동행’입니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때, 기업도 변하고 우리 증시의 꼬리표 같은 저평가도 해결될 것입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상법 개정도 결국 주주들이 깨어있을 때 완성됩니다.
“주인의식을 가질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사라집니다.”
이번 3월에는 방관자가 아닌, 현명한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한 표를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 증식을 위해, 건전한 투자 환경을 만드는 환경을 위해 더 힘쓰겠습니다.


